이번 주 캠핑은 충북에 있는 월악산 국립공원, 송계리 오토캠핑장으로 떠났다. 요즘은 성수기라 각 국립공원마다 예약을 받고 있는데, 송계리는 그 중 하나이다. 도착했을 때 이상하게 주차할 자리가 없었는데, 알고보니 전날 예약한 사람이 물놀이 한다고 텐트는 걷어놓고 주차장에서 차를 안 뺐다. 가뜩이나 성수기라 캠핑장이 정신이 없는데, 나가야 할 차가 한 대 더 있으니 더 정신이 없었다. 정작 나갈 때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 없이 나가는 걸 보니 참 할 말이 없어진다. (보아하니 그랜저 급의 승용차를 몰고 있었고 아이들도 클만큼 컸던데, 그렇게 생각이 없을까 싶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지 한 시간 정도 후에 완성한 텐트는 아래와 같다.
사이트 크기가 구석에 있는 조그만 사이트라 감히 타프를 칠 엄두를 못 냈다. 그래도 나무 그늘이 가려주는 구역이라 텐트와 플라이만 가지고 어떻게든 각을 잡아보려 해봤다. 나름 플라이도 최대한 넓게 펼쳐주니 그럴듯한 모양이 나왔다.
날씨는 텐트 치는 날 저녁에 살짝 소나기가 온 것 빼고는 좋았다. 계곡 물도 맑고 물놀이 하기엔 딱 좋은 곳인 것 같다. 단지 사이트 크기가 너무 작고 물놀이 도구가 없어서 제대로 못 논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어른들 갈아입을 옷을 가져오지 않아서 물 속에 들어갈 수 없었던 것도 제대로 못 논 원인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텐트를 다 치고 따라가서 놀아주려고 했는데, 텐트를 쳤을 때는 이미 물놀이는 끝나 있었다.
다음날 텐트를 걷고 충주호 유람선을 타러 떠났다. 단양 팔경을 볼 수 있다고 해서 기대를 했든데, 경치는 아주 좋았는데, 아이들의 눈길을 끌지는 못한 것 같다. 저런 절경이 자연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아닌데, 애들이 좀 더 크면 다시 와야할 것 같다.
유람선을 타고 나서는 단양 쪽으로 이동을 해서 점심을 먹었다. 단양에서 유명한 것이 마늘이라고 해서 마늘 정식을 시켜 먹었다. 역시 아이들의 입맛에 맞추는 건 실패한 것 같다. 그나마 둘째가 잘 먹어줘서 다행이었다.
점심을 먹은 후에는 고수 동굴로 갔다. 말로만 듣던 석회석 동굴이라 기대를 많이 했는데, 기대했던 것 이상이었다. 동굴이 그렇게 크고 깊은 것은 처음 본다. 덕분에 아이들도 그 안을 빠져나오느라 힘들었던 것 같다. 첫째는 무섭다고 오줌까지 싸 버렸는데, 둘째는 씩씩하게 잘 걸어다녔다. 역시 여기도 아이들이 좀 더 크면 다시 와야 할 것 같다. 동양 최대의 석회 동굴이라 불릴 정도로 크기도 크고 볼 거리도 많기는 했다.
다음 주에는 학암포로 캠핑을 떠난다. 처음 바닷가에서 캠핑하는 것이라 아이들도 기대를 많이 할 것 같다. 물놀이 기구도 좀 준비해서 재밌게 놀 수 있도록 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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