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동 오토캠핑장 예약 사이트에 도착하여 간신히 사이트를 구축했다. 장장 3시간 가량을 달려서 도착한 설악산 국립공원, 동해안에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에 달려왔지만, 멀긴 멀다.
위에 사진에서 보이는지 모르겠지만, 사이트 뒤쪽에 나무가 하나 사이트 안에 심어져 있어서 처음 타프를 칠 때부터 난관에 쌓였다. 결국은 자동차를 넘어서 메인 폴대 하나를 세우고 웨빙으로 연결해서 각을 만들어 봤지만, 사이트를 절반 정도 밖에는 활용 못하는 자세가 나왔다. 차라리 타프를 치지 말고 텐트만 칠까도 생각해 봤지만, 그날따라 안개비가 내려서 그럴 수도 없었다. 그래도 나름 잘 구성해서 밥도 해 먹었다.
첫째가 한 6시 정도에 잠에서 깼다. 나와 눈이 마주쳤는데, 일어날 거라고 해서 잠들어 있는 둘째와 엄마를 텐트 안에 놔두고 같이 산책을 나갔다. 설악동 캠핑장 전체 한 바퀴를 돌아봤는데, 야영장 규모는 아주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이트 규정이 5m X 5m 인데, 사이트가 전반적으로 작아서 타프까지 제대로 치고 있는 사이트는 별로 없었다. 우리가 예약한 예약 사이트 외에는 사이트를 자유롭게 구성할 수도 있는 것 같았다.
둘을 조용히 만들고 엄마는 설겆이 하러 나갔다. 조용히 만드는데는 과자 하나 쥐어주면 끝. 첫째가 나름 둘째한테 새우깡 한 무더기를 주고 먹으라고 하는 중.
캠핑장에서 텐트를 정리하고 나선 곳은 속초 갯배 선착장, 1박2일과 가을동화에서 나왔다는 것 때문에 항상 관광객이 붐비는 것 같았다. 갯배를 타고 아바이 마을로 넘어가서 생선구이 집을 찾아 들어갔다. 거기서 시킨 생선구이 2인분. 나름 생선 자체는 훌륭한 듯. 캠핑장에서도 생선 하나를 숯불에 구워 먹었는데 맛이 아주 일품인 것 같았다. 난 아바이 순대와 오징어 순대도 먹어보고 싶었지만, 아이들과 애 엄마가 싫어하는 것 같아서 일단 패스.
다음으로 여정을 잡은 곳은 삼척 해양 레일 바이크. 속초에서 삼척까지 이렇게 먼 줄은 몰랐다. 같은 동해안이고 같은 강원도인데. 암튼 해양 레일 바이크 시설 자체는 훌륭하고 잘 되어 있었다. 아이들도 좋아한 듯. 동굴을 지날 때는 첫째가 좀 겁 먹은 것 같지만. 덕분에 내 다리가 좀. 여긴 도착지 정거장. 비가 조금 내리고 있어서 다들 비옷 하나씩 챙겨 입고 있다. 동해안은 생각보다 관광객이 많이 몰리지 않는 듯 했다. 아무리 일요일이지만 그래도 휴가철인데 해안가 해수욕장들이 거의 텅 비어 있었다.
돌아오는 길은 대관령을 넘어서 왔는데, 짙은 안개로 100m 앞이 안보이는 자연 현상을 체험할 수 있었다. 덕분에 운전은 거북이 걸음이 되었지만, 다행히 무사히 건너고 나니 집에 올 수 있었다. 집에 돌아와 보니 밤 11시 정도. 다음 주 캠핑은 송계리다. 그 다음주는 학암포, 바다로 간다. 여름이 다 가기 전에 실컷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