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20일 토요일

장수 풍뎅이 유충 톱밥 갈이.

그동안 겨울이라 방치해 두었던 각 유충통의 톱밥들을 새 톱밥으로 바꿔 주었다. 추워서 밖에 나갈 수가 없어서 벼르고만 있다가 오늘 날씨가 따뜻해서 바로 해치웠다.

톱밥들은 작년에 사두었던 것이 많이 남아있어서 그걸 사용했다. 그런데 몇달을 방치해 놓은 탓인지 밀봉되어 있던 톱밥들도 안에 수분이 많이 날라간 상태였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분무기를 이용해 수분을 보충해 주긴 했는데, 애벌래들이 좋아할지는 좀 두고봐야겠다.

톱밥 갈이는 다음 순서로 진행된다. 먼저 새 유충통을 하나 준비하고 그곳에 새 톱밥들을 채워 넣는다. 그런 다음 기존 유충통에서 톱밥을 조심스럽게 꺼낸다. 보통은 스푼을 이용해서 꺼내는 게 정석인데, 난 그냥 통을 뒤집어서 살살 두들겼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안에 있는 애벌래들이 스트레스를 최소한으로 받게 하기 위해서다. 애벌래가 나오면 그 애벌래를 준비해 놓은 새 유충통에 넣어준다. 기존 톱밥들은 애벌래 똥을 거르는 채를 이용해서 똥들은 버리고 남은 톱밥은 재사용한다. 참고로 이 애벌래 똥은 거름으로 쓰기엔 최고인 것 같다, 똥이라 보이지 않을 정도로 더럽지는 않다. 그저 뭉쳐진 흙덩이 처럼 보인다고 해야 하나. (처음 키울 때는 이게 똥인지 모르고 톱밥을 갈아 줄 생각도 하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그것도 다 톱밥인 줄 알고. 흐.) 지렁이가 땅 속에 있으면 좋은 흙이 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아파트 화단에 뿌려놨으니 식물들도 좋아할 거라 생각한다.

애벌래를 새 유충통으로 옮길 때 성별 감별을 했다. 숫놈은 배 부분에 역삼각형 모양의 정낭이 뚜렷하게 보인다. 원래 애벌래 배에는 검은 무늬가 조금씩 있기 때문에 언뜻 봐서는 구분하기 쉽지 않은데, 몇번 보니가 이제는 이게 그거구나 하고 알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암수를 구분하여 레이블을 달아놓았지만, 처음에 구분한 것들은 잘 모르고 한 거라 맞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가지고 있던 유충들이 총 19마리인데, 오늘 성별 감별 결과 숫놈 8마리, 암놈 7마리, 그리고 톱밥 부족으로 교체를 못한 거 4마리로 나왔다. 1쌍은 직접 키울 예정이고, 6쌍은 원하는 지인들에게 먼저 선분양을 해 줄 생각이다. 물론, 성별이 100% 맞을 거라는 확신은 없다.

워낙 오랫동안 방치해 놨던 거라 그런지 유충통 안이 거의 똥으로만 가득차 있었고 애벌래들도 많이 자라지 못한 것 같다. 이제 새 먹이들을 넣어줬으니 잘 먹고 잘 크겠지. 예상으로는 앞으로 우화할 때까지 톱밥을 갈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새 톱밥을 인터파크에서 주문을 해놨다. 남은 4마리는 다음 주말에 갈아줄 예정이다.

느낌인지는 모르겠지만, 큰 유충통에서 자란 녀석들이 좀 더 크기가 큰 것 같았다. 아마 먹이를 그만큼 많이 먹어서일까? 다음번 애벌래들을 키울 때는 큰 유충통에서만 키워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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